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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가 의미하는 것

이회장_Owner Lee 2022. 3. 25. 10:36

오늘도 퇴근이 40분 늦었다.
장애인 시위때문에 퇴근이 늦는 날이 요즘은 거의 매일인 것 같다.
사실 퇴근뿐만이 아니라 열차승무원에게 역사 내 시위는 근무 중 매우 고역이다.

전국장애인연합의 기본권 보장 시위는 많은 이들의 불편함을 전제로 하는 시위인 만큼 큰 의미를 갖는다.
지금껏 당연하게 보장받아야 했던 기본권을 지금껏 철저히 무시당해왔으니 이제부터는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원래 모든 시위나 파업은 세상의 현상유지를 원하는 이들에게 규탄받는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고, 심지어 사내에서도 장애인을 '적'으로 간주하는 몰상식한 의견이 꼴에 전략이랍시고 시각자료로까지 제작되었다.

대체 이건 인류애가 박살난걸까 아니면 무언가 결여된 유전자를 물려받았나 싶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저런 때가 있었다.
'편해서'였다.
누군가의 입장이나 상황에 감정을 이입하거나 고려해보지 않고 오로지 객관적인 논리로만 세상을 이해하려 들면 생각이라는걸 하기가 굉장히 편해진다.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으니 인생이 비교적 쉽게 살아지는 것이다.

'시위하는건 마음대로 해, 다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돼!' 라는 말이 과연 논리에 맞나?
원래 시위나 파업은 정당하게 불편함을 끼쳐서 부당함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대중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까 말이다.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면 저들이 저런 시위를 하고 있었다는걸 알기나 했을까?

저들의 시위는 그간 잔인하게도 기본권을 무시했던 우리를 향한 처절한 단죄이다.
장애인들의 기본권 보장 시위는 부당하고 자영업자들의 영업제한 완화 자동차 서행시위는 정당한가?
왜 우리는 누군가의 기본권을 당연하게 무시하려 들까?
그리고 어떤 이유로 '무시해도 되는 권리'의 기준을 정하려 하나?

누군가의 입장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것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기적인 삶을 살아도 되는 합당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